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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해외/→ Croatia

자그레브 오후의 낮술

by daekirida 2022. 9. 13.

햇살이 나즈막히 내리쬐는 한 봄날의 오후..
자그레브 성마르코 성당의 동쪽편 내려가는 길에 줄지어선 레스토랑 중 한가롭게 보이는 한 곳의 외부 자리를 잡았다.

낯선 곳, 아무도 나를 알아보는 이가 없는 이곳..
나는 이런 곳에 혼자 여유로움 찾고 즐기는 것이 너무 좋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의 한복판에서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진정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된다는 것..

한 이방인이 무엇을 하든, 무엇을 먹든, 어떤 모습로 다니든..
또한 이곳에서 낮술을 먹든, 얼굴이 시뻘겋게 될 정도로 술에 취해있든 어느 누구하나 관심이나 가지겠는가?

오롯한 나만의 오후를 즐기는 순간,
한 무리의 한국인 아줌마 부대 관광객이 내 앞을 줄줄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던진다.
"낮부터 얼굴이 벌개지도록 저래 술 먹어도 되나"
"옴마야 한국 사람 아이가"
"외국에서 저리 술취해가 우짤라고 저라꼬"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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