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 Book11

나르키시즘 2015. 12. 22.
차이 또다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읽게 되었다. 중2때 처음 읽어 큰 감명이 있었기에, 그 뒤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에 있을때 심심찮게 다시 찾게 되었던 책이다. 흔히 성장기 소설, 사춘기 또는 젊은 시절 극심한 심리적,정신적 변화의 고통을 겪게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게된다고 한다. 그런데 불혹을 넘긴 나이에 왜 이 책을 다시 찾아 읽고 있냐고? 책은 읽는 시점이나 시대, 상황에 따라 그 느낌이나 감동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하여 과거에 읽고 느낌이 좋았던 책을 다시 읽음으로써 과거 내가 가졌던 생각이나 가치관, 지금의 생각과 가치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차이와 변화의 과정을 스스로 조명해보고 싶어서다. 결론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차이는 감동의 깊이 차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조그마한.. 2015. 11. 27.
인문학, 정말 책을 읽지 않아도 됩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314 2015. 11. 14.
어느 독서광의 일기 책읽기와 메모의 중요성에 대한 자료입니다. 스스로의 능력이나 한계를 극복하고 자기의 꿈을 이룬 "김득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논어, 옹야편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몇가지 덧붙여 나름대로 정리. 천재 < 노력하는 자 < 즐기는 자 < 끈기 있는 자 < 머리쓰는(smart) 자 < 메모하는 자 결국 메모하는 자가 최상위에 있습니다. 또한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더 상위에 있는 것도 있습니다. 감히 말하건데 "창조하는 자"일 것입니다. 적자생존의 상위 개념에 속자생존이라는 말로도 정의할 수 .. 2015. 11. 10.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1989년도 여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6년전에 읽고서 아직 소장하고 있는 책,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5년 정도의 주기로 다시 읽게되는 책이다. 그 당시 작가인 이문열 본인 스스로 졸작이라고 할 정도로 짧은 기간에 쓴 책이었지만, 의외로 그당시 부수로는 엄청한 6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젊은 날의 빗나간 사랑 그리고 지독한 연민, 집착으로 몰락의 길을 밟는 과정을 그린 어찌보면 단순하면서도 통속적인소설이었으나 이문열의 빼어난 글 재주와 그 당시의 유명세로 제목 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당시 민주화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암울한 것 같았던 시대적 상황, 젊은이들의 자유연애..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소설속에서 간접적으로 비춰지게 되어 관심을 끌게 된 책이 아니.. 2015. 5. 9.
아름다움의 비결 아름다움의 비결.. 내가 사랑했던 여인,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아름다운 여인, 끝까지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 운명을 같이한 '오드리 햅번' 암투병으로 죽기전 199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녀의 아들에게 들려준 'Sam levenson'의 시이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자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서 걸어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치유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2015. 5. 5.
그때 그 시절5. 막걸리 심부름 어렸을 때 막걸리 심부름은 수없이 많이 해봤을 것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5월의 어느 주말, 들판은 누런 보리와 밀로 뒤덮여 있었다. 어른들은 저마다 낫을 들고 보리를 베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우리는 논두렁에서 개구리를 잡거나 또랑에서 미꾸라지를 쫓으며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논은 경지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터라 논과 둑 사이의 경사도도 있었고, 또랑은 물을 댈 수 있는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여 아이들이 놀기에 좋기도 했지만 때론 위험하기도 했다. 저 만치서 부르는 할아버지의 목소리, "도가에 가서 술 한주전자 퍼뜩 받아 오거라이" 나는 동생과 같이 2L 술 한주전자를 들고 꼬불꼬불한 길과 논둑을 타고 들판으로 향하는데 술주전자의 무게 때문에 단숨에 가지는 못하고 30M, 50M 거.. 2015. 5. 5.
그때 그 시절4. 간호원 팬티는 빨개 내가 7살때쯤 어느 초여름날의 일이다. 아침일찍 집앞 버느나무 중간에 걸려있는 확성기로 "새벽종이 울렸네", "좋아졌네 좋아졌어" 등 그 시대의 인기 건전가요가 몇곡 흘러나온 뒤, 마을 이장님의 술이 덜깬 가래 가득한 목소리의 알림이 있었다. 신산(승산, 진주시 지수면소재지) 보건소에서 취학전 아동들은 빠짐없이 예방접종 받으라는 것이다. 혹시나 농사일이 바빠서 참여율이 저조할까봐 일본 뇌염 모기에 한번이라도 물리면 반빙신이 되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성 부연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너도 나도 차려입고 엄마 손을 잡고서는 면사무소로 향하는 행렬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보건소에 도착하니 면내에 있는 또래의 아이들은 죄다 모여 있있고, 하얀 와이셔츠 입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아저씨는 고함치다 어르고 달래고 땀.. 2015. 5. 5.
그때 그 시절3. 때려잡자 김일성! 우리동네를 들어서면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문구가 하나 있었다. 붉은 색, 궁서체 형식의 커다란 글씨로, 한 친구의 고향집 담벼락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마을로 들어서자 마자 누구나 접하게 되는 랜드마크였다. "때려잡자 김일성" 언제부터 거기에 쓰여지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박정희 군사 독재시절 반공정신을 극도로 강조하던 1974~5년으로 기억된다. 그 시대의 최대의 유행어는 단연 이승복 형님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였고, 간첩신고를 통해 팔자를 고치는 사람의 사례가 복권당첨 되는 것보다 더 우월한 성공의 사례였다. 그리고 간첩은 머리에 뿔이 달려있고, 주로 새벽이나 밤에 산에서 내려온다는 속설이 있었다. 마을 어귀에는 여지없이 이런 표지판도 붙어있었다. "방공방첩", "간첩신고 50.. 201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