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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Book11

그때 그 시절2. 할머니의 미니 스커트 내가 7살때 일본에 계신 고모할머니(왕고모)가 고모할아버지를 여의고 적적해 하며 국내에 들어와 촌에 있는 우리집에 한동안 기거하고 계셨다. 일본에서는 그나마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다가 국내, 게다가 촌구석인 우리집에 와서 오빠인 할아버지의 통제를 받게되니 많이도 갑갑해 하는 듯 하였다. 그나마 그 통제를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가져온 '동동구루무(화장품)'라도 팔아 밥값, 또는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탠다는 명분으로 허가낸 외부 출입을 하셨다. 때론 일을 나가지 않으실때는 몰래 바지춤에 숨겨둔 담배도 피우시고, 시도 읽고, 노래도 부르시곤 하였다. 나는 그런 할머니가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 왜냐면 나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일본 얘기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철학적인 얘기만 하셨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2015. 5. 5.
그때 그 시절1. 텔레비젼에 대한 추억 우리동네에 전기가 막 들어오는 시점, 그러니까 내가 5살때인 1973년쯤 일거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한달 가량의 일정으로 일본에 사시는 고모할머니 댁에 다녀오셨다. 그 당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격차(산업화 정도)는 한 20~30년 정도 차이가 나는 시기였으니, 일본에서의 TV 드라마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으리라. 일본에 다녀오셔서, 궁금해하는 동네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서 'TV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죽 늘어놓으셨다. "그 다래비란 것이 방안에 있고, 다래비 안에서 전쟁이 막 벌어졌는기라. 그런데 갑자기 폭탄이 펑 하고 터졌는데, 방안에 연기가 자~욱하게 퍼졌는기라." "그래, 방안에 있던 사람은 괜찮고?" "하모, 다래비 안에서 일이 벌어져서 다행이지. 내 고마 숨을 못쉴지경이었던기라." 다들.. 2015.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