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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 Life

100호

by daekirida 2015. 11. 24.
한국인의 표준 체형 170~175에 100호.
입는 옷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겉옷이 아니더라도 속옷의 경우에 100에 맞춰진 사람들도 많다.

난 어릴때부터 팬티, 런닝이 100으로 세팅되어 있었다.
가족이 공용으로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이 주된 고려요소였고, 또 윗사람이 입던 것을 자연스레 물려 입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어릴 때 별명은 '백호'였다.
흰 호랑이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팬티를 100호를 입는다고 해서 백호가 되었다. 막내 외삼촌이 놀린다고 붙여준 별명이다.

그러나 난 대학을 들어가서는 105호로 업그레이드 하였다.
100호가 싫었고, 100호의 틀을 벗어나고자 했던 작은 몸부림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난 다소 헐렁하게 입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105호는 어찌보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최근에 친구들과의 가십 대화에서 팬티 치수 얘기가 나왔다. 나는 당당하게 105호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나와 비슷한 체격의 친구는 95호를, 나보다 덩치가 훨씬 큰 친구도 100호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체적으로 팬티 칫수는 한치수 작게 입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나는 거시기가 커서 105호를 입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웃어 넘겼다.

사람은 모두 자기의 스타일이 있다.
다르게 말하면 개성일 것이다.
자기에게 맞는 옷이던, 맞지 않는 옷이던 자기의 개성을 살릴 수 있게 옷을 입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세상에는 어떠한 기준 또는 잣대로 그어놓은 선이 많다. 그 선은 그야말로 기준일 뿐이다. 굳이 기준에 맞추기 보다는 그 기준을 활용하여 자기의 개성을 펼쳐낸다면 더 유익한 삶의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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