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인해 얻게된 것들

지난주에 여러 모임과 행사로 다소 무리를 한데다가 주말에는 벌초로 체력이 고갈되어 이내 감기가 찾아왔다.
여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였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이 말을 해도 될려나)

내 몸을 제일 잘아는 사람은 나이고, 관리를 제일 잘해줄 사람도 나일 터..
다른 것은 접어두고라도 감기를 이겨내는데 촛점을 두기로 했다.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야간활동은 중지하고, 회사내 행사도 극도로 자제하고, 술담배는 거의 끊다시피 하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감기로 힘든 것 보다도 야간활동, 술담배를 하지 않게 됨으로 인해 오히려 몸이 가져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조용히 산책을 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목과 야생화 그리고 이들이 이루어내는 자연이라는 천연 그림들을 만끽 할 수 있었다.
밤 시간에는 책읽는 시간이 확보되어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나의 영혼에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글을 씀으로 인해 그동안 내가 지나쳤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차선이 최선이 될 수도 있다.
이번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감기로 인해 얻게된 것들이 너무 많다.
감기가 가져다 준, 눈에 띄진 않지만 변화라고 부를 수 있는 변화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