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음식점엔 밥이 맛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요즘엔 어느 음식점을 가더라도 밥이 맛있는 집을 찾기란 정말 힘들다. 주메뉴인 밥에 신경을 쓰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밥보다는 부메뉴, 반찬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야말로 주종관계가 바뀌었다는 생각과 밥에 대한 장인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에 안타까운 느낌마저 든다.
오늘은 밥맛을 찾기위해 최근 부산 기장 장안에 있는 ’쌀밥이 맛있는 집 1호’로 선정된 [무룡매운탕]집에 들렀다.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주차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메뉴는 메기매운탕과 미꾸라지매운탕 딱 2종류다. 우린 메기메운탕을 시켰고, 나는 무엇보다도 밥이 얼마나 맛있는가가 궁금했고, 밥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운탕이 나오고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밥이 나왔다.
밥그릇을 여는 순간 느낌이 좋았다. 밥에 기름기가 자글자글하고, 밥알 한톨한톨이 날씬하게 잘 빠졌으며, 결도 고와 시각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밥맛도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이 곳은 기본적으로 좋은 쌀을 쓰겠지만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에 인원을 카운트하여 10명 단위로 계속 밥을 짓는다고 한다. 그것이 좋은 밥맛의 한 비결이기도 하다.
식사후 주인장에게 밥을 맛있게 먹었노라는 진심어린 감사의 말도 전하면서 어떤 쌀을 쓰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기장 장안 농협에서 나오는 제일 좋은 햇살을 사용한다는 얘기를 하였으나, 나는 브랜드가 아니라 무슨 품종인지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아키바레(추청),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첫눈에 반한), 오대미,신동진미 이런 것.. 주인장이 동문서답을 하길래 나는 쌀포대를 직접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진수벼.. 부산 기장군에서 야심차게 고급품종으로 개량,개발한 그 벼였다. 언뜻 보기에는 고시히카리와 비슷해 보였다.
우리나라 최고품질 3대쌀은 철원 오대미, 신동진미 그리고 ’진수미’로 통용된다. 그 품질이 최고로 좋아 중국에까지 수출한다고 한다. 사실 여주,이천쌀이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주로 아키바레 품종이고, 임금님,대왕님표 등의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을 뿐이지 품질은 위의 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본다.
오랫만에 맛있는 밥,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격스럽고 행복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3대 명품쌀인 진수미로 지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하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