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금 국수]물금 기찻길, 낙동 국수

햇볕 좋은 가을날 한 골목길에서 옛날 국수 가게를 만났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가 정겹다.
왜 간판도 없느냐 했더니 빨래 널듯 국숫발 하얗게 널어놓은 게 그게 간판이라고 했다.
백합꽃 꽃밭 같다고 했다. 주인은 편하게 웃었다. 
꽃 피우고 있었다. 꽃밭은 공짜라고 했다.
                                  .... 정진규 <본색 中>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태양빛과 적당한 시간 숙성되어 말려진 삼베같은 하얀 소면..
부산의 구포국수, 밀양의 수산국수의 고유 방식을 고수하며 제조한 소면이라면 더 좋다.
속성으로 말린 인스턴트 국수만 아니면 된다. 

일부러 맛을 내려 애쓰기 보다는 그냥 옛날 방식 그대로 맛을 내는 그런 국수집이 좋다.
정성과 인심이 묻어나며 옛 추억의 맛이 더해지는 그런 국수집이 좋다.
화려함 보다는 단순함이 더 좋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우리는 음식, 맛에서 옛 추억을 많이 더듬는다.
어떤 이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어떤 특정한 식당을 계속 방문하기도 한다.

양산 물금의 물금 기찻길이 바로 그런 곳이다.
외관이 좀 세련되어 진것을 보니 최근에 리모델링을 한 것 같다.
물금 서리단길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주위의 집들과 공원이 새롭게 리모델링되어 꾸며진 것 같다.
그러나 아풀싸 우리가 가는 날이 휴무일(화,수요일 이틀간 휴무)이었다.
대신에 바로 앞 마을 정원의 표주박을 분풀이 하듯 화면에 실컷 담았다.

인근에 물금 기찻길 못지 않게 알려진 또 하나의 국수집이 있는데 '낙동국수'이다.
실제로 이 집은 명성과 규모에 걸맞게 손님이 엄청 많다.
과거 방식이 아닌 현대적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었다.

우리는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하나씩 그리고 꼬마김밥은 업저버로 주문하였다.
제대로 우려낸 육수의 맛이 일품이다.
육수는 벽에 안내된 대로 멸치, 솔치, 디포리, 다시마, 양파, 대파 등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푹 우려내었다고 한다.
비빔국수는 양념이 독특하고 상큼하기 그지 없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맛이다.
그리고 요즘 물가가 비상인데도 이 집은 가격 또한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