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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국내/→ Cafe & Coffee

하동 카페, 매암다원

by daekirida 2022. 5. 8.

방문 : 2022. 5. 5


5월이 되면 '푸른 오월'이라는 노천명의 시가 생각난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푸른 5월을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장소중 하나가 바로 녹차밭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 없이 맑은 하늘과 푸르른 잎 그리고 신선한 공기, 여기에 차 한잔을 곁들이면 최고의 5월의 하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녹차밭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며 찻집까지 마련한 대표적인 곳이 하동 악양면에 위치한 매암다원이다.
악양면에는 최참판댁이 명소인데 최참판댁에서 2.6km, 5분거리에 위치해 있어 패키지로 다녀가기 좋은 곳이다.
6,400평 남짓한 부지에 차 제조와 관련된 유물 전시실, 녹차공장인 매암제다원, 판매 전시관 및 야외 다원,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암다원 입구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차와 음료를 주문하는 매암다방이 있다.
이곳에서 차를 주문한 뒤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이나 테라스, 실내 공간 등에서 차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우전을 주문하였다.
우전은 곡우 전에 딴 찻잎을 덖어서 만든 차로 첫물차라고도 한다. 지금은 2번째인 세작을 수확하는 시기이다.
우전은 여린 찻잎이라 그런지 맛이 다소 은은하고 부드럽다.

다관에 우전차 적당량을 넣어 숙우와 찻잔 2개를 주고, 끓는 물은 보온병에 담아준다. 
여기서는 그냥 약식으로 차를 마시고, 차 보다는 녹차밭을 거닐고 힐링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는 것 같다.


다기를 들고 여기저기 옮기면서 다른 각도의 풍경도 담아본다.


이제 넓게 펼쳐진 녹차밭쪽으로 이동해본다.
바람의 감촉과 녹차의 풋풋한 냄새 그리고 녹차밭에 축복을 주기라도 하듯 내리쬐는 햇살..
해의 이동에 따라 녹차밭과 잎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눈의 피사체에 들어온다.
"하늘은 파랗고, 녹차잎은 눈이 부시게 푸르다."


녹차밭에서 매암다방쪽으로 바라본 풍경이다.
녹차밭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쪽에서 보는 시선보다 휠씬 많다.
내가 이제는 상대편의 피사체가 되는 느낌이다.


녹차를 미각으로만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감각으로 느껴보기도 한다.
잎을 따서 손으로 만지고 비벼대며 감촉을 느껴보고, 자연 그대로의 찻냄새도 맡으며 녹차를 온전히

내몸속에 받아들이는 작업까지 해본다.  


요즘의 사진의 대세는 뒷모습..
인물보다는 풍경 그리고 글, 내면에 더 호소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 아닐까는 생각을 해본다.


5월은 초록이 좋아서 봄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즌이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기에 마음으로 느껴지는 행복이 있다.
그러므로 걷기에 좋고 사색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의 내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용혜원의 시로 오월의 가장 좋은 날, 오늘을 마무리한다.

5월
                       ..... 용혜원

오월
초록이 좋아서
봄 여행을 떠난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다.

오월
하늘이 좋아서
발길을 따라 걷는다.

초록 보리 자라는 모습이

희망으로 다가와
들길을 말없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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