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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국내/→ Cafe & Coffee

함안 카페, 다희(Dahee)

by daekirida 2022. 4. 23.

방문일 : 2022. 4. 23


"낡은 것은 결코 낡아지지 않는다. 새로운 것만이 낡아질 따름이다."
... 브라만의 지혜 중에서

늘 익숙했던 장소가 어느날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때가 있다.
옛날의 우리네 집이었고, 집안내 정원이었듯이 특별한 감흥이 있는 곳도 아니었다.
그러나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평범한 공간이 오늘은 뜻밖의 세렌디피티로 내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함안의 다희(DA HEE)가 바로 그런 카페이다.
다희는 옛 시골집을 개조하고 거기다가 새로운 테마를 불어 넣고, 정원을 격식있게 예술로 가꾼 그런 공간이다.

150여평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밑면적이지만 아기자기 요조조모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옛날 써가래가 그대로 살아있는 빨간색 기와지붕의 본채과 두세발짝 맞은편의 노란색 외관과 양철지붕의 부속채, 그리고 마당 안쪽에 자리한 정원과 한조를 이루고 있는 조립식 별채 이렇게 3개의 건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멋을 그려내고 있다.


건물의 창과 창에서 밖을 내다보는 풍경에 많은 부분 머리를 짜낸 것이 엿보인다.
그만큼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하나로 엮어 개방감과 자연과 하나됨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본채이다.
커피와 음료, 빵이나 기타 다과류를 주문하고 수령하는 카운터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커피, 라테, 보이차 같은 티, ADE, 유기농 차 종류까지 주문할 수 있고, 다기류도 전시하듯 준비되어 있다.


본채 내부의 해담을 위한 공간들이다. 불과 한달전쯤 이 카페의 상호는 해담이었다고 한다.
'해맑은 담소를 나누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상호도 건물처럼 리모델링하여 다희로 바꾸었다고 하는데, '차의 기쁨'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노란색 외관의 벽이 돋보이는 부속채 내부이다.
전체적으로 엔틱한 느낌을 주고자 옛 소품들을 공간마다 배치하고 있으며, 특히 오래된 나무협탁, 나락 고르게, 갈구리를 함께 넣은 것이 마음에 든다. 입구쪽에는 망개열매를 꽂은 미니 항아리도 고풍스런 분위기를 더해준다.


정원의 모습이다.
옆의 집과 경계를 이룬 나지막한 돌담을 옛그대로 살려두었고, 작은 화단에는 철마다 새로운 꽃들이 옷을 바꿔 입듯 진열되고 있는 듯하다.
키작은 대나무도 하얀색 파라솔과 함께 끌어 넣은 것이 언발란스가 일어나는 듯 하면서도 예쁘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는 돌에 새겨진 문구도 눈에 확 들어온다.
그렇다. 지금 현재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카르페디엠(Carpe Diem)!

여기서는 진정한 인생샷을 찍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정원의 안쪽에 위치한 별채 또는 사랑채의 내부이다.


이 집의 진정한 주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후의 햇살과 이 카페를 순전한 자기만의 공간으로 즐기고 있는 진정한 로맨티스트다.
이 녀석은 숫놈인지 내가 다가가면 꼬리를 치켜 올리고, 와이프는 부르지 않아도 계속 옆으로 다가와 치대며 친근감을 표시한다. 웃기는 놈이다.


다희의 외부의 포토존이다.

영문 이니셜은 D.H인데, 해담에서 다희로 변이되다 보니 영문으로 옮겨과는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풀이는 The joy of Tea가 되는데, 오히려 거울에 새겨진 것처럼 DAHEE로 표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온고지신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옛것을 살려 새롭게 재구성하여 현재를 충분히 더 풍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꼭 카페와 같은 찻집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다희는 '낡은 것은 결코 낡아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잘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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