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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국내/→ Cafe & Coffee

부산 영도 카페..모모스 커피(로스터리&커피바)

by daekirida 2022. 8. 25.

방문 : 2022. 8. 3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난다.
   ...... 이효석 <낙엽을 태우며>中에서


중학교 국어시간에 교과서에 나온 이효석의 수필을 읽으며,
커피를 왜 볶을까? 커피에서 왜 타는 냄새가 나지? 낙엽타는 냄새는 또 뭐야?
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해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커피를 알게된 것은 그다지 오래 되지 않는다.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사실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몇년전 와이프가 커피를 배우게 되면서 드립이니, 산미니, 커피 원산지가 어떻고 하는 등등..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길래 너무 몰라도 대화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 주워들은 것도 제법 되어 반풍수는 하게 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커피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박이추'다.
강릉을 커피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보헤미안 로스터즈라는 커피공장를 만들었고, 그 유명세를 타서 유명 브랜드화 되었으며 강릉은 이제 완전한 커피의 도시가 되었다.

부산에도 제2의 박이추가 되겠다고 나선 데가 있는데 바로 모모스 커피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자가 만든 커피 공장이자 커피바이다.

대학다닐때 이 동네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뻔질나게 다녔었고, 그때는 주위에 배를 수리하는 깡깡이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었는데, 조선업이 많이 쇠퇴되고 수리창이 있던 그 자리중 한곳에 주위와는 어울리지 않게 떡하니 커피공장 & 커피바가 들어서 있다.
 
의외로 유명세를 타서 지금은 엄청난 방문자가 있고,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서는 오랜 대기시간을 필요로 한다.
바리스타들이 오픈된 공간에서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핸드드립을 해준다.
음식이든 커피든 대기시간은 그 맛을 배가 시키게 된다.
음식은 더 배를 고프게 만들어 맛있게 하고, 커피는 풍기는 커피향과 더불어 맛있는 상상을 하니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모모스 커피는 낙엽타는 냄새를 추억하게 하는 커피 냄새가 가득한 그런 공간이며, 중학교 때의 나를 애써 소환해 커피 냄새에 대한 추억을 리모델링해서 주입시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