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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국내/→ Here & There

진주 반성 수목원의 재발견

by daekirida 2022. 4. 11.

우리는 각종 매체를 통하여 유명세를 탄 핫한 곳을 찾아다니고, 맛집으로 알려진 곳에서 음식을 맛보며 인증샷 몇개정도는 날려줘야만 좀 다니는 사람으로 그리고 트렌드에 올라탄 사람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대중들이 좋아라하고 몰려다니는 곳을 찾다 보니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들게 마련이거니와 차분한 자기만의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할뿐더러 의외로 가까이 있으면서도 파랑새와 같은 곳을 놓치기 십상이다.

나는 인근에 있는 진주 반성 수목원에 철이 바뀔때마다, 피톤치드를 통한 내몸의 필터링이 필요할때마다 들린다.
매번 새로움을 느낀다.
다양한 나무와 숲이 가져다 주는 푸르름과 신선한 공기, 청량함, 시간차를 두고 역할분담하여 피는 꽃들, 곳곳의 쉼터 그리고 메타세콰이어길 산책과 숲속의 둘레길을 통한 산림욕와 걷는 과정에서 나누는 내면의 대화와 사색..
이것만 하더라도 주어지는 혜택은 풍성하다.

4월의 수목원은 벚꽃의 화려함, 개나리의 희망을 뒤로하고 장미,튤립,조팝 같은 커가는 세대 꽃들로의 바통터치, 나무가 잎을 푸르게 색칠하는 과정, 정돈되지 않은 새들의 합창 리허설의 장면을 보고 듣게 되며, 신록이 되기까지의 미완성을 통한 그속에서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된다.

잔디정원 옆쪽에 흐르는 작은 개울가에서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그리고 정원의 그림들을 연상하게 된다.
아직 수선화, 수국은 피지 않았지만 모네가 꾸며놓은 정원의 모습 그대로 인 듯 하다.
이런 아름다운 장면들을 내가 가진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소소히 담을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누군가 한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늘 행복을 꿈꾼다.
지금, 이 시간이 행복이란 것도 모른채.

시간이 흘러 지금 이 순간이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말하게 될 줄 알면서도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현재의 행복이
버스의 차 창밖 풍경처럼
물 흐르듯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