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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안재와 오도재].. 나의 길, 너의 길

by daekirida 2022. 8. 14.
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 안개속에 싸인 길
잡힐듯 말듯 멀어져가는 /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그대여 힘이 되주오 / 나에게 주어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 주오 / 가리워진 나의 길
         ... 유재하 노래 <가리워진 나의 길>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유재하의 이 노래를 듣고는 핸들을 지안재쪽으로 돌렸다.

어쩌면 우리 삶은 '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잡힐듯 말듯 멀어져가는' 그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와 같은지도 모른다. 
그동안 가리워진 길을 구불구불 참으로 힘들게 올라왔다.
고갯길에 올라와서 뒤를 돌아보니 올라왔던 지나온 길이 그나마 훤하게 보이는 듯 하다.
여기가 정점인가?
이제는 반대편 내려갈 길을 맞이하게 된다.
내려갈 길도 보이는 듯 하면서도 역시 가리워져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힌 아름다운 S라인 길이다.
스위스의 푸르카패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롬바르도 꽃길보다 더 스릴 넘치고 아름다운 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고갯길 언덕에 자리한 차량 카페, 지안재 카페이다.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왔다면 차에게도 휴식이 필요한 터, 차가 휴식하는 동안 우리는 쉼과 여유를 얘기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커피 한잔이다.
비가 흠뻑 내린 젖은 대지위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도 괜찮은 것 같다.


반대편으로 내려가다 만나게 되어 다시금 오르게 되는 오도재다.
S라인 반경이 크고 나무가 울창해서 지안재 처럼 위에서 S라인 도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드론을 띄워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지리산 조망공원에서 내려다 보는 지리산의 능선 그리고 그 골에 머물고 있는 구름의 모습도 아름답다.
일찌기 문동도는 이곳에서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다.

넓고 넓은 그 위에 또 겹쳐 광대한 모습
그렇게 아득히 세속먼지 벗어났네
꽃이 떨어져 계곡에는 비단같은 물 흐르고
구름 생기나니 구렁에 자리를 펼쳤네
산과 시내에는 사람이 길을 찾으며
온 세상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봄이로구나
절경을 찾아서 시구를 쓰고자하여
언덕에 의지해서 니붓은 절로 흐르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