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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국내/→ Island

남도 섬기행..욕지도

by daekirida 2022. 4. 13.

작년 6월의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욕지도는 가보고 싶은 섬 중에 항상 우선 순위에 들어있었고, 이번에 비로소 상륙을 하게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욕지도는 통영 삼덕항에서 출항하여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드디어 소망의 땅 욕지도에 입항한다.


욕지도의 유래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여러설이 전해지는데, 추사 김정희 선생이 '알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한 섬(欲知)'이라고 글로 남겼고, 그때부터 욕지라도 불려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주민은 약 2,000명 정도 되며, 섬 전체가 하나의 낚시터라 할만큼 낚시꾼들이 끊임없이 들락거리고, 특산물로는 아래 캐릭터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고등어와 고구마다.


욕지도에는 차량을 가지고 들어왔기 때문에 좀 더 여유로운 여행,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느긋하고 기본에 충실한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한다.


1.욕지 둘레길

일단은 섬 지도를 수령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이동해 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둘레길 트레킹을 생략한다. 왜냐하면 지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섬중앙에 배치되어 있어 바다백리길에 속하지 않는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이동한 곳이 지도의 우측의 끝편인 통단해변쪽이다.
그러나 아직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은 듯 하여 이내 되돌아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젯고닥 쪽에서 모든 일정을 시작하는 것 같다.
이곳은 욕지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펠리칸 바위, 출렁다리, 전망대, 고래강정 그리고 제2출렁다리 등 주요 관광지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렁다리..


출렁다리에서 바라 본 동쪽 그리고 서쪽편의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


↓ 펠리칸 바위에서 바라보는 촛대바위 전망...


↓ 펠리칸 바위 전망대앞의 삼려도(광주여)..


↓ 고래강정..고래가 바닷물에 밀려들어와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고래강정이라고 한다. 바람이 그 속으로 밀려들어와 맺힌 땀을 조금이나마 훔쳐낸다.


새로 오픈된 제2출렁다리..


↓ 욕지 새천년기념 공원..


↓ 유동마을 끝단에 위치한 새에덴동산. 특이한 건축양식이 눈에 띄며, 최숙자,윤지영 두 모녀의 땀방울로 조성된 믿음의 동산이며, 현재는 최숙자씨 동생 모자가 이 건축물을 확장시키며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가 좁고 외길이라 오고가는 차가 마주치면 낭폐를 볼 수 있어, 사람이 뜸한 시간대에 찾아 가는 것이 좋겠다.


↓ 고등어 양식장. 다른 가두리 양식장과는 달리 고등어 양식장은 원형이다.
이는 고등어의 직진행으로 그물에 부딪혀 부상을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 솔구지 전망대..


↓ 석양이 아름다운 쉼터..


↓ 낚시꾼들의 성지, 묵과해안


↓ 흰작살 해수욕장..


↓ 근대 어촌발상지 좌부랑개

 

2.욕지 맛기행

섬에 들어 와서 느끼게 된 것은 눈으로 보다는 마음으로 더 많이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보이더라도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동안 봐 왔으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도 새롭게 리모델링 하듯 보이고, 나의 관심밖에 있었고 내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대상들이 하나둘 나타나게 된다.

그 중에 하나가 음식이다.
똑같은 음식이지만 사람들은 여행지에서는 그 음식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마치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음식인 것처럼..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것 먹어봤어’에 촛점을 맞추게 된다.
방송에 잠깐이라도 나왔다면 더할나위 없다.
사람들은 특별한 체험을 한다는 체면에 걸리게 되고 분위기에 스며들어 본인의 미각을 잃게된다.
대신에 연신 셀카를 찍어대며 손으로 느끼는 촉각과 시각을 살려내며 잃게된 미각을 대신한다.

욕지도에서 꽤 유명한 중국집이다.
여기서 식사를 할려면 대기표를 받듯 입구에 비치된 명부에 이름과 인원을 기재하고 줄을 서야한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를 훌쩍 넘겼는데도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반드시 먹어야 할 유명메뉴는 해물짬뽕이다.
인터넷에도 도배를 해 놓은 집이 바로 이집이다.


해물짬뽕이 나왔다. 비쥬얼도 좋고 맛도 괜찮다.
다만 요리를 잘해서 맛있는 건지, 배가 고파서 맛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앞에 앉아 있는 두분은 대구에서 오신 동화작가 윤선생님 부부다. 이분들하고 인연이 되어 2시간 정도 동행하였고 식사도 같이 하게 되었다.


욕지도에서 두번째로 먹어 볼 음식이 바로 고등어회다.
민박집 주인장이 적극 추천한 집이다.
어디가나 실패하지 않을 맛집을 찾는다면 유명세를 탄집, 언론에 조금이라도 노출이 된 집 그리고 벽에 낙서가 많은집을 추천하고 싶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말하면 기본 반타작은 한다는 말이다.
역시 언론에 노출된 집이다.


수족관에 있는 싱싱한 고등어도 확인하고..


가격대도 확인하면서 식당으로 들어간다.


35,000원 짜리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많다. 혼자 먹기에는 힘겨울 것 같았으나 시도해 보기로 했다.
비쥬얼도 꽤 괜찮다. 은가루를 뿌려놓은듯 반짝거린다.
식감도 좋다. 비린내도 별로 없다. 욕지도가 괜히 고등어 산지가 아닌 듯하다. 폭풍 칭찬..


살점 한점 한점이 아이스크림처럼 입에서 녹는다. 그 많던 살점들이 내 입속으로 내 뱃속으로 내 영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여기서도 식당 주인이랑 이런저런 얘기로 소주한잔 같이 기울이며 폭풍 수다를 이어갔다.
주인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고등어양을 추가해서 배로 많이 준다. 그래서 여기서도 자매결연 비슷하게 맺고 홍보 아닌 홍보를 하게됨을 양해해 주시길..


다음은 욕지의 명물 할매바리스타이다.
평균나이 70인 할머니들이 통영으로 나가 평생교육원에서 커피 바리스타를 수료하여 차린 커피숍이다.


역시 이 집도 벽에 낙서가 많다.
일부러 벽에 낙서를 해도 주인장이 뭐라고 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화장실에서 낙서 해본 이후에 처음하는 낙서다.
넘 빽빽하여 쓸 공간이 별로 없다.
중고등학교때 연습장 빽빽한 곳에 영어단어를 쓰며 외우던 기분이 들어 급 재미없어졌다.


고구마라떼 한잔 시켜서 먹는다.
이곳의 추천메뉴다. 왜냐하면 욕지는 고구마로 유명하니까..


1박2일동안 욕지도에서 보내면서 사람들의 생각만큼 썩 매력적인 관광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치를 보고 즐기고자 한다면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은 눈으로 보는 것 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며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감을 통해 얻게된 힐링,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 나눈 이야기, 곳곳에서 느끼게 되는 색다른 경험 그리고 만들어지는 새로운 스토리..
더 없이 중요한 자산일 수 있다.

여행의 재미와 의미는 외부에 보이는 것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서 만들어진다’라는 말로 이번 욕지도 여행을 마무리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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