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기행..만지도, 연대도

2019년 6월의 이야기

어느 섬(외도?)이 너무 외로워서 섹시한 자태를 지닌 한 섬에게 "좀 만지도"라고 보채자 아래쪽을 열며 "급하기는 연대도", 이를 지켜보고 있던 또 한 섬, 수줍은 듯 "저도.."
그래서 생겨났다는 만지도, 연대도, 저도..
19금 전설? 믿거나 말거나..

이번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 만지도, 연대도다.
만지도,연대도는 통영 연명항에서 뱃길로 15~20분 거리에 있어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섬이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통영의 섬 중 방문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만지도는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허리가 잘록 가늘고 섹시한 섬이다. 그만큼 볼 것도 만질 것도 많은 섬이다.
만지도에 발을 내딛자 마자 보이는 것은 만지도임을 알리는 조형물과 카페 홍해랑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선착장 입구에는 보통 마을회관이라던지 인포메이션 센타, 이런 건물들이 있기 마련인데 작은 섬이다 보니 이것저것 생략한 것 같다.

오늘 트레킹 코스는 선착장 → 해변데크길 → 출렁다리 → 연대도 몽돌해수욕장 → 백리바다길 4구간(연대도 지겟길) → 연대마을 → 출렁다리 → 만지도 해변길 → 만지봉 → 만지마을 순이다.

해변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길을 따라 맑디 맑고 푸르디 푸른 바다를 보노라면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푸르러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는 이런곳이 바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는 생각을 하게된다.

흰 물감과 파란 물감이 번져 섞여져 단계적으로 중간의 색을 만들어 내어 수채화를 그려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제는 내노라 하는 섬에는 하나씩 보유하게 되면서 조금은 흔하게 된 명물 출렁다리..

↓ 몽돌 해수욕장..

바다백리길 4구간 ’연대도 지겟길’이다.
2.3km, 약 1시간 30분 코스를 걸어본다.

바다와 해안을 따라 난 길은 여러 장관을 연출한다. 이 맛에 해안길을 걷고, 이 맛에 섬 등산을 하는 것 아닌가..

지겟길을 올라가다보면 조그만 옹달샘이 나온다.
식수로 쓰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연대도 동남쪽의 오곡도..

↓ 학림도..

↓ 연대 지겟길 출구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지겟길이 끝나는 지점 연대마을로 내려온다.
연대도에 있는 유일한 상점이다.

표지판앞 벤치..
땀에 윗옷이 흠뻑 젖었다. 1kg정도는 체중이 감량된 듯 몸이 가벼워진다.

↓ 연대마을 선착장 해변쪽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다시 만지마을로 돌아와 걷는 만지도 해변길..
만지도를 쉬엄쉬엄 한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해녀들의 힘찬 물길질도 보게된다.

해안길을 따라, 오솔길도 따라, 언덕길을 따라 길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걷는다.

남쪽으로 욕지도가 보인다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만지봉이다. 정상이 99.9m이다.
그냥 100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99.9가 그래도 속임이 없는 순수함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래서 만져주고 싶다.

↓ 천년송..

↓ 해안단애..

견우길과 직녀길..

만지도는 집집마다 특색있는 문구로 문패를 채용하고 있다.
정유선 댁 ’손재주가 많으신 부녀회장님 댁,
임인아 댁 ’문어와 군소를 잘 잡는 만지도 최고령 할머니댁’...등등.

만지도 백년 우물이다.
섬에서 물을 제대로 얻을 수 없었던 그 옛날, 유일한 식수원이자 빨래터였다고 한다.

↓ 만지상회 담배 벽화..
담배 사러오는 사람이 많아 그냥 그림이라고 쓰여져 있다.

만지도 유명 맛집 ’이모 전복 해물라면’이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도배되어 있다.
전에 말했듯이 ’맛있어?’ 보다는 ’가봤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기로 한다.

이곳에는 벽에 낙서는 없지만 역시 뭔가가 많이 붙어있다.
맛집의 기준은 일단 벽이 복잡해야 한다.

전복해물라면이 나왔다.
그냥 라면에 전복,꽃게,홍합 등의 해물이 제법 들어가 있다. 라면 한그릇에 7,000원인 것 치고는 좀 비싼 것 아니냐고 주인장에게 물으니, 싱싱한 해물이 여럿 들어간다는 것, 라면 국물이 해물로 육수를 낸 거라 다른 국물과 틀리다는 것, 그리고 라면중 제일 비싼 신라면을 쓴다는 것 그리고 약간의 유명세 프리미엄..

국물이 좋다며 억지로 먹게 만든다.
반쯤 먹다 도저히 못먹겠다며 손을 내저었다.

세상에는 또다시 두가지 부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전복해물라면을 먹어본자와 그렇지 못한자..

이렇게 식사를 끝으로 4시간 가까이나 되는 만지도, 연대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